이 책은 원자력시민위원회에서 펴낸 ‘원전제로사회로의 길(2014)’을 우연히 접하면서 기획되었다. 생명마당에서 활동하는 몇 분이 일본어를 공부하기 위해 ‘일본어탈핵모임(일탈모임)’을 결성한 후, 이 보고서로 번역을 시작하였던 것이 2017년 5월이었다. 여기에는 생명마당 회원뿐 아니라 녹색당 및 환경교육센터, 환경운동연합 등 시민사회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들이 뜻을 모았고 여기에 일본 유학을 준비하는 분과 일어학원 교수까지 합류하면서 1년여 기간동안 활동을 이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책을 출간하는 것은 비용이 수반되는 일이어서, 환경운동연합 및 사)부산경남생태연구소의 회원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으면서 엄두를 낼 수 있었다. 또한 부산에서 협동조합으로 운영하는 출판사가 선뜻 출간에 응하였기에 세상에 빛을 보게 되었다.

특히 일본의 원전제로사회로의 길을 안내하는 내용을 한국의 독자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저작권을 협의해야 했고 원자력시민위원회 사무국과 수차례의 이메일을 통해 협의하는 과정이 있었다. 이후, 동경에서 활동하는 원자력시민위원회를 직접 방문하여 원자력시민위원회 사무국의 스게나미 타모츠 사무국장과 무라까미 쇼오코 사무차장과 직접 협의할 수 있었다. 특히 이 분들은 이 보고서 전체가 한국에 번역되어 소개되지 못하는 현실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면서도, 일부라도 한국의 독자들과 만날 수 있도록 선뜻 동의해 주었다. 특히 협약서도 한국과 일본의 탈핵운동을 위한 신의와 연대를 공고히 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

일본의 원자력시민위원회는 후쿠시마 사고이후, 시민의 관점에서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과학기술을 감시하고 사회적으로 공론화하기 위하여 활동을 시작하였고 그 첫번째 성과물이 『원전제로사회로의 길』(2014)이었다. 협의하는 과정에 일본의 원자력시민위원회에 의해 에 이어 2017년 12월 25일에 2017년 버전이 세상에 나오게 되자, 이 중 요약본이라도 내용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청하여 지금과 같은 내용을 만들 수 있었다.

이 책은 크게 2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는 일본의 원전제로사회로의 길에 대한 내용으로 일본 원자력시민위원회에서 펴낸 『원전제로사회로의 길(2014)’』의 서장과 5장, 종장 그리고 『원전제로사회로의 길 (2017)』의 요약본으로 각각 제1장, 2장, 3장, 4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제1장은 일본이 왜 원전제로사회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윤리적인 부분, 경영상의 문제, 사회적 도리, 전력수급과 비용의 문제 등을 중심으로 제시하고 있다. 제2장은 원전제로사회로의 실현을 담당하는 정책결정과 행정조직의 장래 바람직한 모습을 제안하였고, 3장은 민의와 괴리된 원자력 정책을 산출하는 현재의 정책결정 시스템의 결함을 분석하고, 이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어떤 가능한 방법들이 있는지에 관해 검토한 것이다. 4장은 후쿠시마 사고이후 동경전력의 책임문제,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의 현장 실태와 뒤처리 현황, 핵폐기물의 과제, 원자력규제 실태, 원전제로시대의 에너지 정책 전망 그리고 원전제로사회를 어떻게 구축할 것인지 제시하고 있다. 각 장은 일탈모임 구성원이 각각 나누어 번역을 했고 그래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여러 가지 문제는 전적으로 생명마당 연구소가 책임 질 일이다. 제2부는 한국의 원전제로사회를 내용으로 하고 있다. 5장 한국 원전의 역사와 전환의 모색에서는 전원법에서 한수원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원전의 역사와 한국의 제1호와 2호 원전인 고리1호기 및 월성1호기의 폐로를 사례로 하여 원전의 역사를 훑고 있다. 6장 공론화와 민주적인 정책으로의 길은 가장 최근에 있었던 신고리 5,6호기 공론화 과정을 중심으로 원전정책을 민주적으로 전환해 나가기 위한 과제를 제시해 주셨다. 7장 전력의 100% 신재생에너지로의 길에서는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위원회에서 연구한 2045년 전력의 100% 신재생에너지 달성을 위한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마지막 8장은 우리나라에서 원전제로사회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어떠한 과제가 있는지 정책제언하고 있다.

이 책이 세상에 빛을 보기 위해서는 많은 분들이 수고로움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일본 『원전제로사회로의 길』2014년, 2017년을 읽고 번역해 주신 ‘일탈모임’ 회원들(주은영, 오희숙, 손유란, 정병두님)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특히 김문자 일어전문 교수는 원자력시민위원회 사무국과의 통역을 위해 일본 현지에 직접 가서 통역하는 수고로움을 마다하지 않으셨다. 재능기부로 이 책을 탄생시켜주신, 에너지 시민성이 충만한 일탈모임 회원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또한 한국 원전제로사회로의 길의 원고요청에 선뜻 동의하고 마음을 모아주신 환경운동연합 기후에너지위원회와 이영희 교수(시민환경연구소 소장)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마음뿐 아니라 금전기부로 이 책을 탄생시켜 준 김봉우 회원을 비롯한 환경연합 및 생명마당 회원, 시민들께도 감사드린다.

2018 2월 22일

생명마당 소장 함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