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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수도 시설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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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홈지기 작성일2023-03-31 12:03 조회 : 970회 댓글 :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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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물 시설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벌써 1달도 더 지난 일이 되었습니다. 지난 215일부터 22일까지 68일 일정으로 유럽의 상수도 시설 해외연수를 다녀왔습니다. 몇 년 전부터 참여하고 있는 부산시 수돗물평가위원회 활동의 일환입니다. 독일과 네덜란드 2개 나라를 방문하였으며, 일행은 시 수돗물 평가위원 13명이었습니다. 하루 일정은 주로 상수도 생산시설 1곳과 인근 도시 1곳 방문으로 이루어졌는데 미리 밝혀두지만 해외연수라고 해도 방문한 나라들의 물 정책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고 전반적으로 이해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은 일정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코로나 여파로 방문을 허락하는 시설을 찾는 일부터 쉽지가 않아 허락받은 시설 몇 곳을 방문하였는데, 주로 민간회사인 그 회사들은 전국적인 상황이나 정책보다는 해당 지역과 시설에 한정된 설명과 안내를 하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방문한 시설들은 모두 자연이 잘 보존된 지역의 지하수나 사구를 거친 여과수와 같은 정화과정이 없어도 문제가 없을 것 같은 맑은 물을 상수원으로 하고 있었는데, 전국적으로 다 그런지, 하류의 흐르는 강물을 상수원으로 하는 시설은 없는지 알기가 어려웠습니다. 추가 질문으로 많은 부분 해소하였지만 부족한 부분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떠나는 첫날의 여정은 참 지루하고 길었습니다. 인천공항을 출발한 비행기가 독일로 바로 가지 못하고, 파리로 돌아 프랑크푸르트로 가는 바람에 15시간 30분을 비행해야 했는데, 새벽 김해공항에서 출발하여 인천공항 가는 시간과 대기시간을 더하면 20시간이 넘는 긴 여행이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 상공의 하늘길이 막혔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3일 동안은 프랑크푸르트의 숙소에서 묵으며, 독일의 몇몇 도시를 방문하고, 3일은 암스테르담의 숙소에서 묵었습니다.

 

방문한 시설들은 독일의 OVAG-Inheiden, ZVG-Dieburg와 네덜란드의 PWN-Velserbroek, OASEN-Bergambacht 4곳입니다. OVAG프랑크푸르트에서 차로 1시간 거리에 있는 인하이든(Inheiden) 지역의 상수도 시설이며 산지의 평평한 부분 아래 대수층에 채워진 지하수를 상수원으로 합니다. 디부르크(Dieburg) 지역의 상수도인 ZVG는 산지와 농업지역에 있는 21개의 깊은 지하수공에서 길어 올리는 물을 수원으로 하며, PWN은 네덜란드 북부지역 라인강 하류에 합류하는 지천의 물을 잘 발달된 넓은 사구 속에서 길어 올려 상수원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OASEN도 농업지역 강의 지하 대수층 깊은 곳에 채워진 지하수를 상수원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이 모든 시설들이 오염의 영향을 받지 않는 맑은 수원에서 취수한 물을 모래와 활성탄 여과, 자외선 소독과 같은 최소한의 공정으로 처리하여 염소 소독없이 공급하고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습니다. 고도에 초고도 정수처리를 거치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고 염소로 소독 효과를 지속시키지 않으면 위생상 매우 위험한 것으로 이야기해오던 부산의 먹는 물 여건에서는 매우 생소한 일이었습니다. 응집에서 소독까지 여러 가지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은 원수가 그만큼 오염되었기 때문이며, 냄새를 남기지 않는 오존이나 자외선(UV) 만으로 소독이 되지 않는 것도 우리 상수도관이 길고 노후하며 2차 오염에 취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니 더 서글픈 마음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지금까지 만났던 부산시 관계자들은 부산은 대도시이기 때문에 수돗물을 대량 생산, 대량 공급 중앙집중형 방식으로 생산할 수밖에 없으며 그것은 생산의 효율성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지역에서 나는 소규모 분산형 자연에너지를 사용하는 것이 기후위기 극복의 대안이 되는 것처럼 물도 소규모 분산형 지역 상수도 체계로 개편하고, 마을 안에서 구 안에서 깨끗한 상수원을 찾아서 공급함으로써 낙동강에 대한 의존을 줄이는 것이 먹는 물 문제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하이델베르그, 쾰른, 암스테르담, 로테르담, 헤이그 등의 도시들을 이동하며 만나는 숲과 가로수, 아주 가까운 풍력발전기들, 초원에서 양떼들과 함께 노는 물새들은 매우 신선했습니다. 자전거와 트램, 자동차들이 복잡한 것 같지만 매우 질서있게 다니는 모습도 인상적이었고, 중세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도시에서부터 실험적인 다양한 현대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방문지의 문화도 많은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것들을 이 글을 읽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부산경남생태도시연구소 생명마당

최인화 연구기획실장

 

* 이 글은 부산환경운동연합 소식지 '봄이 오면 산에 들에'에도 함께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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